책 리뷰

[책리뷰] 일곱개의 회의 :: 다만 나쁜 상황에서 구하소서

작은근육 2021. 1. 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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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1부 사카도 과장이 하청업체에 단가를 후려칩니다.

그 단가를 맞추기 위해 업체는 기준치 이하의 제품을 양산하고,

그런 사실을 새카맣게 모르는 소비자들은 그 제품에 자신의 안전을 담보로 맡기게 되는 상황.

이 사실이 밝혀지면 회사는 끝장나는거죠 ㅎ

 

이 책은 도쿄겐덴이라는 한 중견기업의 이야기 입니다.

한 중견기업의 비리, 그리고 그것을 은폐하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작년이었나요...'한자와 나오키' 가 한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었죠.

그 '한자와 나오키'의 작가 이케이도 준의 또 다른 수작이자 샐러리맨의 스토리를 담은 책이기도 합니다.

 

일곱 개의 회의
국내도서
저자 : 이케이도 준 / 심정명역
출판 : 도서출판비채 2020.01.20
상세보기

 

포털사이트에서는 이케이도 준을 일컫어 '엔터테인먼트 문학'을 선도한다고 하는데요.

그보다 적절한 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이야기를 재밌게 써내려 가는 작가입니다.

 

책을 보다보면 아..이사람 회사 오래 다녔나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 많아

직장인인 저에게는 더욱 와닿는 책이었네요 ㅎㅎ

 

...너무나 불합리한 처사에 이직을 생각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서른 살에 사내 결혼한 뒤에 곧장 아이가 생기자 그런 소리를 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불경기라 이직하려 한들 받아줄 회사도 없다.

정신을 차려보니 회사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회사에 필요한 인간 같은 건 없습니다. 그만두면 대신할 누군가가 나와요. 조직이란 그런 거 아닙니까.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 같죠? ㅎ

자, 소설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죠.

나쁜놈은 누구일까요?

보는 시각에 따라, 단가를 후려친 사카도가 나쁜놈이다. 불량품을 납품해 부당이익을 챙긴 하청업체가 나쁘다 등등 다양한 얘기가 나오겠지만...

불량품을 양산하게 만든 모든 유관자가 나쁜놈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사건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뉴스에 떴다면

죽일놈이란 댓글이 도배되고, 청와대 청원이 올라가고, 신상 털리고...

관련된 놈들은 전부 천하의 둘도없는 쓰레기가 될겁니다.

 

나쁜놈을 속 시원히 욕하고 벌주고 끝낸다면, 세상에 그것만큼 후련한 일도 없을거에요.

그런데 이 책은 그렇게 단순하게 끝나진 않습니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니가 그 상황이면 어땠을 것 같아?'

 

나쁜놈들을 동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만약 사카도였다면 다르게 행동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위에서는 실적으로 쪼고, 옆에 동기놈들과 경쟁에서 뒤쳐지지 말아야 하고, 집에 아프신 아버지 병원비도 보태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쁜것은 사람인가 상황인가.

앞으론 나쁜놈들에게 분노하기 보다 그들이 그렇게 된 것에 대한 안쓰러움이 더 커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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