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책리뷰] 렌트 콜렉터 :: 죽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작은근육 2021. 1. 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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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퉁 민체이, 캄보디아 프놈펜의 쓰레기 매립장.

이 곳에 쓰레기 더미에서 고물을 주워 하루하루 먹고사는 상 리의 가족이 있습니다.

상 리에게는 남편 기 림과 사랑스러운 아이 니사이가 있죠.

 

스퉁 민체이의 삶이란 상상 이상으로 혹독해보입니다.

각종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오물들이 모여 개울을 이루고, 이런 물들은 악취를 풍기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쓰레기더미에선 매일 매캐한 연기와 메탄가스가 뿜어져 나옵니다.

이런 메탄가스들은 무거운 쓰레기 더미 속 온도가 가파르게 올라가며 매번 화재를 일으키곤 합니다.

높아진 쓰레기더미 속 금속이 발목에 닿기라도 하면 바로 화상을 입기도 하니 스퉁 민체이에서는 평범히 걷는 일 조차도 위험한 일이 됩니다.

 

니사이가 매번 열병과 설사에 시달리는 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상 리는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당장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아이의 설사를 치우고 우는 아이를 달래는 일 뿐이었죠.

 

렌트 콜렉터
국내도서
저자 : 캠론 라이트(Camron Wright) / 이정민역
출판 : 카멜레온북스 2019.11.20
상세보기

 

어느 날 상 리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꿈을 꿉니다.

꿈 속에서 할아버지는 상 리에게 오늘은 아주 운이 좋은 날이 될거라고 얘기해줍니다.

 

공교롭게도 이날따라 기 림은 쓰레기더미에서 많은 고철을 줍게 됩니다.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고, 늘 그들 가족을 들들볶는 집세 수금원 소피프 신에게도 이번달 집세를 줄 수 있게 되었죠.

이쯤에서 딱 쎄한 느낌이 옵니다.

현진건의 운수좋은날 느낌이 팍 옵니다.

 

안좋은 예감대로 그들의 인생이 기대처럼 순순히 흘러가주지 않았습니다.

상 리는 집세를 내지 못하게 되었고, 괴팍하기 짝이없는 소피프 신은 당연히 난리를 치게 되었죠.

그러던 중 소피프 신은 상 리의 집에서 한 그림책을 보게 되고 크게 동요하게 됩니다.

이 때 상 리는 생각했습니다.

소피프 신은 글을 읽을 줄 아는 여자다. 그녀에게 글을 읽는 법을 배워야 겠다.

 

소피프 신은 상 리가 글을 배우고 싶어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내 아들에게 글을 가르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들고 있는 책을 읽을 수 있게 말이에요...

니사이가 앞으로 이 쓰레기 처리장을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글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뭔가를 기대하게 하고 무언가와 맞서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고 생각해요. 책을 통해 아이가 용기를 얻을거라 믿고 싶어요...

 

소피프 신은 늘 술에 절어살고 있었는데, 과거에 그녀는 문학을 가르치던 교수였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왜 작은 시골동네에서 집세나 걷으러 다니며 생활을 하는 것일까요.

1975년, 크메르 루주군은 정권을 장악하고 지식인들을 몰살하였습니다.

이 때 소피프 신의 남편이 죽게 되었고, 교수였던 소피프 신은 운 좋게 살아남아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게 된 것이죠.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소피프 신과, 늘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상 리의 만남.

그 둘 사이의 이야기와 그들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교육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인 스퉁 민체이와 상 리 가족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승리의 강'을 통해 스퉁 민체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고,

혹독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글을 읽고 쓰게 될줄 알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력을 덧붙여 이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내일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인생에도 두 번째 기회는 주어저야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절대 희망을 잃지 말고 덤덤히 할수 있는 일을 해가며 살아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https://www.imdb.com/video/vi2309593881?playlistId=tt1754435&ref_=tt_ov_vi

 

River of Victory

Three American filmmakers, fluent in the Cambodian language, explore the complex love-hate relationship between Sang Ly, a young Cambodian mother, and the city dump where she lives. While the dump provides her with a source of income, it's killing her so

www.imdb.com

* 위 영상에서는 '승리의 강' 예고편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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