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세게 농구 한 겜 뛰고 맥주, 비오는 날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나는 것 처럼
어떤 특정한 장르의 책이 땡기는 날이 있다.
그날도 그랬다.
오후반차를 쓰고 퇴근한, 특별한 약속 없던 오후
평소처럼 운동을 마치고, 오후 4시 40분.
집에 가기엔 이른, 뭔가를 하거나 누굴 만나자니 샘솟는 귀가본능..
괜시리 울적한 기분에 가볍게 읽을 소설을 찾게 되었다.
200페이지 정도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 |
|
그래서 고른 이 책.
제목이나 표지나 어느하나 무거운 구석이라곤 없다.
소설의 각 인물들은 저마다의 슬픔, 부재를 경험한다.
그 중심에는 젊은나이에 생을 마감한 청년 가즈키가 있다.
가까운 누군가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
그 어떤 상실에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겁지 않다.
그저 묵묵히 삶을 살아내고 또 살아간다.
소설의 캐릭터 중 가장 매력적이었던 데라야마
가즈키의 아버지인데 마치 도깨비같은 느낌도 들었다.
가즈키를 잃은 며느리의 상실감, 결혼상대와 이별한 등산 스승을 위로하는 역할을 톡톡이 해주고 있다.
헌신적이거나 자상한 아버지, 스승의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얻어걸린다는 느낌이 많을 때가 많은 정감가는 인물이다.
"내겐 이 인간관계밖에 없다든가, 이곳밖에 없다든가, 이 일밖에 없다든가, 그렇게 믿어버리면, 가령 심각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거기로부터 도망친다는 발상을 할 수 없어. 주문에 걸리거나 다름없지...."
데라야마의 말에 나도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재도, 미래도
현실도, 꿈도 불안한 지금
어찌됐든 나도 지금을, 내일을 살고 살아갈 테니까.
이 책을 선택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리뷰] 제3인류 :: 미래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 (0) | 2020.12.14 |
---|---|
[책리뷰] 검사내전 :: 현직 검사의 보통 검사 이야기 (0) | 2020.12.14 |
[책리뷰] 돌이킬 수 없는 약속 :: 죄 짓고 살지 말자 (0) | 2020.12.14 |
[책리뷰] 인간_베르나르 베르베르 :: ※경고※ 인간은 인간이 아닌것들에 얼마나 가혹하였는가 (0) | 2020.12.14 |
[책리뷰] 트렌드 코리아 2019 :: 올해 그리고 내년의 우리는? (0) | 2020.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