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주영하
- 출판
- 다산책방
- 출판일
- 2024.08.13
8,140,5061 분의 1, 로또 1등 당첨 확률이다.
길을 걷다 벼락에 맞을 확률보다도 낮은, 확률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작은 가능성을 잡아야 받을 수 있는게 로또 1등 당첨금이다.
그럼에도 매 주 이 행운을 잡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는다.
소위 명당이라 불리는, 1~2등 당첨자를 배출한 성지에는 그 기를 얻어가기 위해 몰려들 사람들로 매주 북적대기 일쑤다.
핑크빛 미래만을 가져다줄 것 같은 로또 1등 당첨,
그러나 인생이 매번 누구에게나 순조롭게 흘러가 주지는 않는다.
로또에 당첨된 후 가족을 죽이고, 거액을 탕진했다는 뉴스가 심심치않게 들려오는 이유다.
이 소설의 주인공 지훈, 명호, 태헌의 40억 로또 당첨도 그들에게 완벽한 행운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
우연히 얻게 된 로또 1장, 1등 당첨.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 될 줄 그들은 상상하지 못했다.
세 친구는 40억을 공평히 나눠, 각자 13억 3천만원을 갖기로 했다.
큰 돈이다.
하지만 내가 혼자 40억을 독차지 할 수 있다면 그 돈은 갑자기 푼돈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저마다의 이유로 큰 돈이 필요했던 세 친구의 마음은 로또 당첨금을 독차지 하기 위한 탐욕과 서로의 불신으로 가득차게 된다.
그 와중에 명호의 트렁크에서 피투성이로 발견된 태헌을 발견한 지훈.
지훈과 명호의 언쟁이 몸싸움으로 이어지다 세 명을 태운 차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절벽 아래로 추락하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차창에 비친 모습을 보고 지훈과 명호는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는데, 둘의 몸이 바뀌어 버린 것.
지훈의 정신은 명호의 몸에, 명호의 정신은 지훈의 몸에 갇혀버리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빚쟁이에게 쫓기던 지훈은 약속했던 상환 기일을 넘기게 되고
대부업체에서 일하던 명호는 자신이 돈을 횡령한 걸 사장에게 들키게 될 위험에 처해진다.
서로의 몸이 바뀌어 버렸으니 제대로 된 대처는 불가능한 상황.
두 친구 모두 삶을 마감할 수 있는 최악의 위기로 치닫게 되는데 그 일의 발단은 모든 사람이 그토록 원하는 로또 1등 당첨이라는게 아이러니하다.
로또에 당첨이 되지 않았다면,
로또 당첨금을 약속대로 셋이 공평하게 나눴다면 그냥 평범하게 살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행운이 절망으로 바뀌는 건 정말 찰나의 순간이다.
그럼에도 인생이 살만한 건, 절망으로 가득한 순간도 행운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훈, 명호 두 친구는 모든 돈(로또 당첨금까지) 잃었지만 더 이상 누구에게도 쫓기지 않는 평범한 삶을 살게 되는데, 우연에 우연이 겹친 완벽한 행운으로 로또 당첨금을 돌려받게 된다.
책장을 덮었을 때 쾌감을 극대화 하기 위해 작가는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잔인할 만큼의 불행을 거듭 선사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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